말레이시아/말레이시아 음식

아라비카, 로부스타가 아닌, 말레이시아 리베리카 커피 마시기

bevinda_ 2023. 8. 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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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즐기는 사람은 아라비카(arabica)로부스타(robusta)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커피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도 광고를 통해 '아라비카'란 단어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목차

1. 아라비카 커피 vs 로부스타 커피

1.1. 아라비카

1.2. 로부스타

2. 베트남 커피 vs 말레이시아 커피

3. 말레이시아, 리베리카 원두

4. 두 번의 로스팅

5. 말레이시아 코피 이름

6. 말레이시아 커피 마실 때 주의점

 


아라비카 커피 vs 로부스타 커피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는 커피콩의 품종입니다. 두 품종은 세계 커피 생산에서 98-99%를 차지합니다. 두 콩은 모양도 다릅니다. 하나는 긴 타원형이고 다른 하나는 원형에 가깝습니다. 품종이 다르니 모양도 다르고 맛도 다릅니다. 

 

아라비카

  • 브라질에서 많이 생산됩니다.
  • 당분이 로부스타에 비해 높고, 카페인이 로부스타에 비해 적습니다.
  • 바디감이 있고 과일향이나 신맛이 납니다.

 

로부스타

  • 베트남에서 주로 생산됩니다.
  • 당분이 아라비카에 비해 낮고, 카페인이 아라비카에 비해 높습니다.
  • 바디감이 적고 쓴맛이 강합니다.

 

결과적으로 한국을 포함한 세계의 커피 애호가들은 '아라비카' 커피를 좋아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라비카가 로부스타보다 가격이 비쌉니다.

 

심지어 커피 믹스도 아라비카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라는 하는 명품 위의 명품 커피도 당연히 아라비카 커피입니다. 

 


베트남 커피 vs 말레이시아 커피

 

물론 베트남에 가보면 특유의 로부스타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산뜻하고 가벼운 분위기의 아메리카와는 다릅니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 노점에서 작은 목욕탕 의자에 쭈그리고 앉아서 로부스타에 연유를 잔뜩 섞은 다음에, 얼음까지 가득 담아 줍니다. 더운 날씨에 얼음이 약간 녹은 다음, 찐하고 강한 커피를 한 모금씩 마시는 것이 베트남의 정취입니다.  

 

아니면, 연유가 들어간 잔에 철제 드립 필터로 로부스타를 드립 해서 먹을 수도 있습니다.

 

베트남의 진한 커피는 말레이시아의 코피(Kopi)와 비슷합니다. 커피 컵의 1/3은 연유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코피는 금속 드립 필터 대신 양말 같은 생긴 천으로 커피를 드립 합니다. 설마 진짜 양말은 아니겠죠. 커피 마니아한테는 '융 드립'으로 알려진 방법입니다.

 

튀김 요리와 커피, 커피를 마시다가 사진을 찍었습니다. 원래 커피는 잔가득 나옵니다.

 

그리고 말레이시아 코피는 리베리카(Liberica) 원두를 사용합니다. 리베리카 원두는 커피 원두 시장에서 1-2%를 차지하는데,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에서 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전역에 파는 코피는 리베리카 원두로 만든 커피입니다.

 


말레이시아, 리베리카 원두

 

말레이시아에서는 리베리카 원두가 90-95%를 생산하고, 나머지 5-10%는 로부스타입니다. 말레이시아에 리베리카 원두를 많이 생산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19세기 말(1866년) 영국 사람에 의해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섬의 사라왁 지역에서 처음에는 아라비카 품종의 나무를 심었으나 커피 콩이 생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아라비카 품종의 나무는 사라왁 기후와 땅에 적응을 못했습니다. 

 

카레면과 커피, 야외에서 더울 때는 '코피 아이스(Kopi Ais)'를 시킵니다.

 

아라비카에 비해 리베리카 품종의 나무를 키가 크고, 땅 속으로 뿌리를 깊이 내립니다. 그리고 습한 사라왁의 기후와 땅과도 잘 맞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리베리카 품종이 아라비카를 대신해서 사라왁에서 수확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리베리카 커피는 사라왁에서 보르네오의 사바 주로, 그리고 말레이 반도의 조호(Johor) 주로 넘어가서 커피 농장이 생깁니다. 현재는 조호 주의 커피 생산이 가장 많습니다.

 

포도주의 맛은 토양이 결정한다는 떼루아(terroir)처럼, 리베리카의 테루아는 나무의 깊은 뿌리를 통해 다양한 맛을 낼 수 있습니다. (이걸 감지할 정도로 제가 미각이 좋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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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리베리카 품종이 커피 시장에서 인기가 없고, 그래서 가격이 싼 이유는 맛이 쓰기 때문입니다.

 

 


두 번의 로스팅

 

잘 아시겠지만, 로스팅은 말 그대로 마치 고기를 굽듯이, 콩을 굽는, 즉 콩을 태우는 과정입니다. 어떻게 태우느냐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집니다. 

 

까맣게 태우면 태울수록 시티(City), 풀 시티(Full City)라고 하는데, 커피의 맛이 더 강해집니다. 리베리카의 쓴맛도 더 강해지겠죠.

 

그래서 이 강한 쓴맛을 잡기 위해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두 번째 로스팅을 합니다. 까맣게 태운 콩을 또 태우는 거죠. 이번에 태울 때는 다른 재료를 추가합니다.

 

  • 버터: 지금은 마가린으로 대처되고 있습니다. 페낭에서는 전통 방식으로 버터를 넣는다고 합니다. 
  • 설탕: 백설탕
  • 소금: 옵션

 

버터, 설탕, 소금이 들어간 리베리카는 강한 쓴맛이 다른 맛과 함께 융화되어 풍미 있게 바뀝니다. 

 

물론 이 세 가지 재료를 다 넣지 않고 로스팅을 하는 말레이시아 커피도 있습니다. 이포 화이트 커피(Ipoh White Coffeee)는 버터, 설탕, 소금이 들어가지 않고, 마가린만 들어가서 두 번 로스팅을 한 커피입니다.

 

코피 오 코송

 

말레이시아에서 새로 로스팅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팜 수거 향, 바나나 향, 잭 푸룻 향이 나는 리베리카 커피를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에는 커피 향을 '푸룻티(Fruity)' 하다고 하는 대신 '두리안' 향이 난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말레이시아 코피 이름

 

말레이어로 커피는 '코피(Kopi)'입니다. 어떤 말레이어는 영어에서 왔습니다. 영어의 System은 'Sistem', Traffic은 'Trafik', Bus는 'Bas'입니다. 커피숍은 '코피티암(kopitiam)'입니다.

 

  • 코피(Kopi): 연유가 들어간 커피입니다. 커피를 받을 때 유리잔이면, 밑에 깔려있는 흰색이 연유입니다. 
  • 코피 오(Kopi O): 설탕 커피입니다.
  • 코피 씨(Kopi C): 설탕과 우유를 섞은 커피입니다. 
  • 코피 오 코송(Kopi O kosong): 블랙커피입니다.
  • 코피 참(Kopi Cham): 커피와 차를 섞은 음료입니다. 홍콩이나 마카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참(cham)은 호키엔 언어로 '섞다'는 뜻입니다. 페낭에 가면 마시게 되는데, 쿠알라룸푸르 쪽에는 잘 없습니다.
  • 기타 등등 더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커피 마실 때 주의점

 

한국에는 로스터리 카페가 많이 있습니다. 가격은 비싸지만 특별한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한잔에 1.90 링깃(약 516 원)하는 코피 오 코송을 마십니다.

 

일단 싸고 맛도 괜찮습니다. 여기가 아니면 리베리카 커피를 마실 수 없으니까요.  맛은 글쎄요. 커피는 강하고 진짜고, 말레이시아 음식과 날씨에 어울리는 맛입니다.

 

받침대의 커피, 이것보다 훨씬 많이 흘릴 때도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커피를 마실 때 커피 잔 받침대의 흘린 커피를 마실 필요가 없습니다. 공항이나 비행기의 잡지에서 말레이시아 소개 글에서 읽었는데, 커피를 맛보기 전에, 받침대의 흘린 커피를 먼저 맛보라고 합니다.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말레이시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일갈합니다. 

 

말레이시아를 여행하는 그날이 오면, 받침대의 커피는 절대 드시지 마시고, 코피를 한잔 마셔보세요.

 

 

FIN

 

말레이시아의 먹거리 이야기를 읽어 보세요. 

 

말레이시아 커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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