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말레이시아 음식

페라나칸, 바바논야, 중국과 말레이시아의 후손과 논야 요리

bevinda_ 2021. 6. 2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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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여행하면서 만나본 사람 중에 가장 특이한 배경을 가진 사람은 대만의 일일투어에서 만난 노인이었습니다. 타이베이에서 왔다는 노인은 제가 한국 사람이라고 하자, 본인이 만추리아에서 왔다고 했습니다. 

 

'만추리아가 어디지?' 하고 생각하다가 '만주국'을 지칭하는 말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만주국은 역사 교과서에 나오는 사라진 나라인데, 그곳 출신의 사람이 버젓이 살아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바바 논야의 후손인 말레이시아 화교 아가씨였습니다. 2003년에 메일 한통을 받았습니다. 말레이시아 대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는다면서 한국 사람에게 메일을 보낸다고 했습니다. 

 

요즘이면 스팸 메일이나 메일 사기로 여기겠지만, 2003년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때만 해도 말레이시아를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한참 동안 메일을 주고받았습니다. 그녀는 나중에 대학교를 졸업하면 토요타 캠리를 사고 싶다는 등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05년에 말레이시아에 갔을 때 그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때 그 아가씨가 자신이 페라나칸(Peranakan)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페라나칸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목차

1. 페라나칸(Peranakan)

2. 논야 요리

3. 멜라카의 메르데카 거리의 논야 레스토랑 삼총사

4. 리틀 논야(Little Nyonya)

 


페라나칸(Peranakan)

 

페라나칸(Peranakan)은 말레이 반도로 이주한 중국인과 현지 말레이 인의 후손입니다. 그래서 인도네시아로 이주한 중국인과 현지 말레이 인의 후손과 마찬가지로 페라나칸입니다. 

 

중국 광동성푸젠성 등의 남부에 사는 중국인들은 10세기 이후부터 여러 가지 이유로 말레이 반도와 인도네시아 등지로 이주합니다.

 

현지인은 이주한 중국인을 치나(Cina)라고 불렀습니다. 중국은 영어 철자로는 'China'지만 말레이어의 'C'는 영어의 'CH'와 발음이 같습니다.   

 

지금도 말레이시아 음식점에 가면 치나라는 명칭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볶음밥은 말레이어로 나시 고랭(Nasi Goreng)입니다. 중국식 볶음밥은 나시 고랭 치나(Nasi Goreng Cina)입니다.

  

페라나칸은 인도네시아의 현지인에게 오랑 치나 부칸 치나(Orang Cina Bukan Cina)라고 불렸습니다. 말레이어의 오랑은 사람입니다. 오랑우탄은 숲의 사람이란 의미입니다. 부칸은 '아니다'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오랑 치나 부칸 치나는 중국 사람인데, 중국 사람이 아니라는 의미죠. 

 

페라나칸의 명칭은 이주한 중국인 그룹과 현지 말레이인 사이에 섞이지 못한 사람들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멜라카의 유명한 존커 거리의 반대편, 페라나칸 양식의 집

 

어쨌든 이주한 중국 남자는 현지 여자와 결혼하면서 말레이 음식, 문화, 의복을 받아들입니다.  현지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중국인의 조상 숭배를 유지합니다. 그렇게 합쳐진 문화가 페라나칸의 문화가 됩니다.

 

그래서 중국 남부 방언은 현지 말레이어와 합쳐져서 페라나칸 언어가 됩니다. 중국 남부 방언 중에서 호키엔(Hokkien)에서 차용한 단어를 사용합니다. 호키엔은 여전히 남부 대만과 페낭에서 많이 사용하는 중국 방언입니다.

 

그렇지만 페라나칸 언어의 큰 비중은 말레이어입니다. 그래서 페라나칸 언어는 바바 말레이(Baba Malay)라고 불려집니다. 

 

멜라카의 페라나칸 박물관, 내부는 촬영 금지입니다.

 

페라나칸은 바바 논야(Baba Nyonya)로 불립니다. 바바는 페라나칸의 남자를 지칭하고, 논야는 페라나칸의 여자를 지칭합니다. 논야(Nyonya)는 말레이어로 부인이란 의미입니다.

 

한편, 바바(Baba)의 기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바바는 중국어도 아니고 말레이어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바는 힌디어에서 기원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힌디어 바바는 '성자'라는 의미입니다.

 

현재의 페라나칸은 말레이시아의 페낭, 멜라카와 싱가포르에 있습니다. 페라나칸 사람, 언어, 집, 옷 등의 삶의 양식은 거의 사라지고 있지만, 페라나칸의 음식은 논야 음식이라는 이름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논야 요리

 

페라나칸의 다른 문화처럼 논야 음식도 중국 음식과 말레이 음식의 결합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아삼 락사(Asam Laksa) 같은 논야 음식 때문에 중국 음식에 대한 기대감이 엄청 컸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중국에 가보기 전이었기 때문에, 화교 음식이 이 정도면 본토 중국 음식은 더 훌륭할 거라는 착각을 했습니다. 중국 음식은 중국 음식대로 훌륭합니다. 단지 중국 음식은 말레이시아의 논야 음식과 별개의 카테고리에 있는 음식입니다.

 

논야 요리는 중국 재료를 가지고 말레이의 향신료와 요리 방법이 합쳐진 요리입니다. 많은 말레이 요리와 마찬가지로 코코넛 밀크(Coconut Milk)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시큼한 맛을 위해 라임(Lime)레몬그라스(Lemongrass)를 사용하고, 매운맛을 위해 생강과 삼발(Sambal) 소스를 넣고, 향을 위해 판단(Pandan) 잎을 사용합니다.

 

논야 요리, 커리

 

논야 요리의 특징은 하나의 요리에서 여러 가지 맛을 연속적으로 느낄 수입니다. 논야 음식을 먹으면 처음에는 매운맛과 강한 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음식에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고소한 맛, 은은한 단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신맛이 강한 편인데, 아삼 락사의 아삼(Asam)은 '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 음식에서 식초는 감칠맛을 더해주지만, 맛의 주역은 아닙니다. 설탕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거나, 김치의 감칠맛을 강하게 해주는 엑스트라입니다.

 

그렇지만 논야 음식의 신맛은 무대에 처음부터 등장하는 주역입니다. 시고 매운맛은 우리에게 낯선 맛입니다. 심지어 중국 사람에게도 낯섭니다.

 

논야 요리, 생선 찜

 

논야 음식의 매운맛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의 매운맛의 대명사인 삼발(Sambal) 소스에서 나옵니다. 삼발 소스는 고추, 후추, 양파, 마늘, 민트, 젓갈 등을 넣고 만드는 소스입니다. 

 

특히, 고추와 후추를 돌절구에 빻아서 거친 가루로 만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국의 고운 고춧가루와는 차이가 납니다. 

 

논야 레스토랑에 논야 음식을 먹으러 가면, 말레이 사람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아마 화교가 즐겨먹는 돼지고기를 사용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논야 레스토랑의 메뉴에는 돼지고기 요리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주로 생선, 소고기, 닭, 게, 새우, 오징어와 각종 채소를 사용합니다.

 

  • 아삼 생선: 신맛을 기본으로 한 생선찜요리입니다.
  • 카레 생선: 논야식 해석의 카레의 생선찜요리입니다. 
  • 비프 렌당(Beef Rendang): 코넛 밀크와 각종 소스를 넣고 소고기를 오랜 시간 동안 쪄서 갈비찜처럼 만드는 음식

 

제가 주로 시키는 요리는 말레이어로 소통(Sotong)인 오징어입니다. 한입으로 먹기 좋게 썰은 오징어를 아삼이나 삼발 소스로 만드는 요리입니다.

 


멜라카의 메르데카 거리의 논야 레스토랑 삼총사

 

페낭과 마찬가지로, 멜라카에 가면 먹어봐야 할 음식이 몇 가지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치킨 라이스 볼(Chicken Rice Ball), 고기 꼬치 요리인 사테(Satay), 디저트인 첸돌(Cendol)입니다. 특히 멜라카의 설탕(굴라 멜라카, Gula Melaka)이 유명하기 때문에 디저트류가 맛있습니다. 

 

멜라카의 복잡한 존커 거리에서 조금 떨어진 메르데카(Merdeka) 거리로 가면 세 곳의 논야 레스토랑이 100m 안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본 적이 10년이 되어가기 때문에 지금은 모르겠지만, 세 음식점의 맛은 비슷했습니다. 멜라카에 갈 때마다 논야 레스토랑에 갔었는데, 항상 한적했습니다.

 

그래서 멜라카의 존커(Jonker) 거리를 항상 복적거리는데, 조금 떨어진 메르데카 거리는 왜 이렇게 조용한지 항상 의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마지막으로 갔을 때는 관광객으로 자리가 없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줄을 서서 대기를 해야 했습니다. 아마도 중국 관광객 때문에 갑자기 유명해진 것 같습니다.

 

멜라카에는 그 외에도 논야 음식점이 더 있습니다. 다음에 가면 아마 다른 논야 음식점을 새로 시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리틀 논야(Little Nyonya)

 

싱가포르의 TV 채널, 채널 8에서 2008년에 만든 34편의 TV 드라마입니다. '뿌리'의 바바 논야 버전입니다. 삼대의 걸친 논야의 할머니, 어머니, 딸의 인생에 대한 드라마입니다. 배경은 1930년부터 시작합니다. 

 

드라마는 중국어로 만들어졌습니다. 영상의 바바 논야의 집의 모습은 멜라카의 바바논야 박물관에서 본 것 같은 모습입니다. 드라마는 2008년에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호흡이 길고 느릿느릿 진행합니다.   

 

논야인 삼대의 세 여자는 과거 사회 제도와 풍습 게다가 일본의 말레이시아 점령, 2차 세계 대전과 같은 대사건 속의 어려운 시대를 살아갑니다. 싱가포르의 미디어코프(Mediacorp)가 유튜브에 전편이 올려놓았습니다.

 

중국에서 만든 리메이크 버전도 있는데,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여전히 2008년 싱가포르 드라마가 더 재밌다고 합니다.

 

 

FIN

 

말레이시아의 먹거리 이야기를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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