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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테 타릭과 대만의 흑당 버블 밀크티

bevinda_ 2021. 6. 1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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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을 여행했을 때, 아이스 '타이 티(Thai Tea)'를 마시곤 했습니다. 어느 날 저녁에 숙소 근처의 '타이 티'를 마셨는데, 맛이 특별했습니다. 그래서 주인아주머니에게 차가 맛있다면서 어떤 차를 쓰냐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말레이시아 차를 쓴다면서 카메론 고원의 차(Cameron Highland Boh)를 보여주었습니다. 가장 맛있게 마셨던 타이 티가 말레이시아 차였습니다. 말레이 어 보(Boh)의 뜻은 '차'입니다.

 

목차

1. 말레이시아의 밀크 티 

2. 말레이시아, 대만의 흑당 버블 밀크티의 공습을 받다

3. 버블 티의 버블, 타피오카의 정체

4. 버블 밀크티는 누가 만든 것일까요?

5. 중국 소녀들, 버블 밀크티를 마시다 병원으로 가다

6. 개인적인 밀크티 프랜차이즈 선택

 


말레이시아의 밀크 티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나라는 차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에는 동인도 회사 이후에 '브리티쉬 말라야(British Malaya)'라는 이름으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1826년부터 1957년까지 131년을 지배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음식점에 가도 차를 손쉽게 주문할 수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인도계가 운영하는 '마마 샵(Mama Shop)'에 가면 테 타릭(Teh Tarik), 그리고 화교가 운영하는 호커센터에 가면 테빙(Tea Bing)으로 같은 밀크티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마마(Mama)는 인도 남부에서 사용하는 말인 타밀(Tamil) 어로 삼촌이란 의미입니다. 현지에서는 '마막 샵'으로도 불립니다.

 

호커센터(화교 푸드 코트)에서 주문하면, 밀크티를 저어서 줍니다. 그러나 비록 같은 밀크티이지만 마마 샵에서는 테 타릭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말레이 어 타릭(Tarik)는 '당기다'는 뜻입니다. 무엇을 당기는 것일까요?

 

인도 남자는 뜨거운 차를 담은 잔을 들어 팔을 뻗어 올린 다음에 다른 손에 잡고 있는 빈 잔으로 들이붓습니다. 빈 잔에 차가 차면 다시 팔을 올려 다른 손의 빈 잔에 다시 붓습니다. 이 과정을 반복합니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뜨거운 차를 식히기 위한 퍼포먼스라고 합니다. 이 퍼포먼스는 꽤 유명하기 때문에 '테 타릭 전투(Battle of Teh Tarik)'이란 이름의 대회도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대만의 흑당 버블 밀크티의 공습을 받다

 

실내에서 파는 테 타릭, 테빙을 제외하면, 예전에는 길거리에서는 수레에 가루 밀크티를 팔았습니다.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우연히 야시장에 찾은 전통 가루 밀크티, 그래서 간만에 마셔보았습니다.

 

비록 공차(Gong Cha)같은 밀크티는 2011년에 이미 들어와 있었지만, 대만 밀크티의 공급의 시작은 차타임(Chattime)으로 시작합니다.

 

말레이시아의 윌 그룹(Will Group)은 2017년 차타임의 라이센스를 사서 쿠알라룸푸르의 KL 센트럴과 겐팅 하이랜드의 2곳에 매장을 냅니다.

 

그리고 한국에 들어와 있는 타이거 슈거(Tiger Sugar), 더앨리(The Alley)도 밀크티를 흑당으로 업그레이드해서 들어옵니다. 이 흑당 버블 밀크티는 말레이시아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립니다. 줄이 너무 길어서 주문을 포기할 수준이었습니다.

 

그 뒤로 블랙웨일(The Black Whale) 같은 말레이시아 현지 회사도 버블 밀크티 프랜차이즈를 만듭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 버블 밀크티 시장에는 무려 100여 개(2020년 자료, 102개)가 넘는 프랜차이즈가 있습니다.

 

그중 유명한 것은 싱푸탕(Xing Fu Tang)과 위에서 언급한 타이거 슈거, 더앨리이며 현지 브랜드로는 티리브(TeaLive)가 유명합니다. 가장 최근에 들어온 밀크티는 심지어 태국에서 온 파이어 타이거(Fire Tiger)입니다.

 

대형 쇼핑몰인 미드 밸리에 있는 파이어 타이거 매장

 

주문하면 호랑이 모형의 입 안에 밀크티를 내어 줍니다. 새로 생긴 밀크티여서 궁금해서 먹어봤습니다. 맛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차, 우유, 타피오카 펄, 설탕 시럽의 조합입니다.

 

파이어 타이거의 버블 밀크티

 


버블 티의 버블, 타피오카의 정체

 

버블 티의 버블은 무엇일까요? 타피오카는 카사바(Cassava)의 뿌리를 가루로 만든 것입니다. 놀랍게도 한국에도 2019년에 충청북도에서 카사바 재배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그럼 카사바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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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바는 고구마와 비슷한 뿌리 작물입니다. 원산지는 남미인데, 현재는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다고 합니다. 

 

대만은 타피오카를 가지고 흑설탕을 추가하여 검은색의 '타로(Taro)'를 만들어서 디저트로 먹습니다. 이게 말레이시아에서도 유행했던 타로 볼(Taro Ball)입니다. 

 


버블 밀크티는 누가 만든 것일까요? 

 

버블 밀크티를 만든 장소로 알려진 곳은 대만의 타이중(Tai Chung) 시의 '춘수당(Chun Shui Tang)'입니다.

 

 

춘수당의 상품개발자인 임수혜(Lim Hsiu Hui)는 1988년 자신의 아쌈 홍차(Assam Black Tea)에 '타로 볼'의 타로를 넣어서 먹었습니다. 그 당시 대만에는 여전히 뜨거운 차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차갑지만 차맛이 살아있는 차를 구상하면서 디저트로 먹은 따뜻한 타로 볼을 먹었습니다. 그때 그녀는 차가운 아쌈 홍차를 같이 마시고 있다가, 타로 볼을 시원하게 먹기 위해 타로 볼을 자신의 홍차에 넣었습니다. 버블 밀크티가 만들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임수혜 씨는 타로 볼을 넣은 홍차를 혼자만의 비밀 조리법으로 가지고 있었으나, 다른 사람들도 마셔본 후 그녀에게 상품으로 만들기를 권했다고 합니다.

 

타로 볼 디저트는 대만에서 '펀 유엔(Fen Yuan)'으로 불리기 때문에, 처음에는 펀 유엔 밀크티로 이름을 붙였으나 그녀는 그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타로 볼을 진주(Pearl)라고 부르게 됩니다. 그렇게 펄 밀크티(Pearl Milk Tea)가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임수혜 씨는 나중에 홍차 대신 차 종류를 우롱차(Oolong Tea)와 관음차(Guan Yin Tea)로 바꿉니다. 그 밖에도 그녀는 세세한 가이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타로에 색소, 방부제를 넣지 않고 타로의 직경은 0.8cm을 유지한다는 등의 까다로운 방침이 있습니다.

 


중국 소녀들, 버블 밀크티를 마시고 병원으로 가다

14세, 저장성의 소녀

2019년, 상해 시 아래에 위치한 저장성에 살고 있는 14세 소녀는 버블 밀크티를 1잔 마신후 5일 뒤 복통을 호소하다 병원에 실려갑니다. 그녀의 위와 장 속에는 소화되지 않고 부풀어 오른 버블이 100여 개나 있었습니다.

 

의사는 이 소녀가 도대체 몇잔의 밀크티를 마셨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소녀가 말한 1잔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19세 소녀

같은 2019년, 19세의 이 불행한 소녀도 버블 밀크티를 마신 후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의사는 타로 볼이 그녀의 천식을 유발하게 해서 숨이 막히도록 만들었으며, 결국 혼수상태에 빠지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그녀는 사망합니다.

 

의사들의 공통된 소견은 타피오카는 소화가 잘 안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버블을 빨대로 후루룩 삼키지 말고, 꼭꼭 씹어서 먹으라고 조언합니다.

 


개인적인 밀크티 프랜차이즈 선택

 

지금까지 말레이시아에서 마셔본 밀크 티 브랜드는 더앨리, 타이거슈거, 차토(Chatto), 신푸탕(Xing Fu Tang), 블랙 웨일, 다보바(Daboba), 티리브, 공차, 차타임, 코이테(KOI Teh), 코지티(Cojiitii), 파이어 타이거(Fire Tiger)의 12개입니다. 

 

한동안 신푸탕에 갔었지만 요즘은 차토블랙웨일에 갑니다. 차토의 음료는 일반적인 밀크티가 아니라서, 보통의 버블 밀크티가 마시고 싶으면 블랙웨일로 향합니다. 

 

신푸탕의 흑당 밀크티를 만드는 과정, 토치로 밀크티를 태웁니다.

 

그렇지만 밀크티 한잔의 가격이 10링깃(약 2,700 원) 정도하기 때문에 자주 마시기 부담스러운 가격이죠. 매장에 가보면 주로 젊은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많습니다. 

 

2016년 말레이시아 가구당 소비자 물가 지수(CPI, Consumer Price Index)에 의하면 말레이시아의 한 가구가 한 달에 커피로 소비하는 돈이 8-9링깃(약 2,170-2,440 원)입니다. 한 달에 한 가구가 커피에 2,500원 정도를 지출합니다.

 

어쨌든 한국에서 파는 것과 맛의 차이는 없습니다. 말레이시아를 여행하게 되면 말레이시아 브랜드의 버블 밀크티를 마셔보세요. 그리고 가능하면 테 타릭도 마시고, 퍼포먼스도 구경하세요.  

 

   

FIN

 

말레이시아의 먹거리 이야기를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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