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말레이시아 음식

바쿠테(Bak Kut Teh, 肉骨茶), 말레이시아 돼지갈비탕, 비교 체험

bevinda_ 2023. 8. 1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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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테(Bak Kut Teh), 돼지갈비를 넣어서 갈비탕처럼 만든 국물 요리입니다. 현지 발음은 더 된소리가 나는 형태로 발음합니다. 현지인들은 '빠꿋테'란 식으로 발음합니다. 

 

목차

1. 바쿠테와의 만남

2. 맑은 국물 vs 어두운 국물,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2.1. 셀랑고 주의 바쿠테, 어두운 국물

2.2. 조호 바루의 바쿠테, 맑은 국물

2.3. 중국 튀김빵, 유티아오(You Tiao)를 추가할 것인가?

3. 국물이 없는 바쿠테(Dry Bak Kut Teh)

 


바쿠테와의 만남

 

바쿠테와의 인연은 아주 오래되었습니다. 15년 전에 말레이시아의 조호 바루에서 한 인도계 말레이시아 지인이 소개해 주었습니다. 그는 어느 날 바쿠테를 먹으러 가자고 하면서 저를 차를 태우고 한참을 달려 길가 근처의 작고 허름한 식당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의기양양하게 그 집으로 들어가 바쿠테를 주문했습니다. 말레이시아 인도 사람이 외국인에게 중국 요리 바쿠테를 소개해주는 광경입니다.

 

바쿠테와 닭발

 

그 식당은 나름 동네에서 유명한 바쿠테 집이었나 봅니다. 지금은 그 집이 어딘지는 어렴풋한 기억밖에 없지만, 처음 먹었던 바쿠테의 기억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한약 냄새 같은 중국 허브 향의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돼지 갈비탕에 적당히 식은 밥 한 그릇과 차 주전자에 있는 뜨거운 중국 차였습니다.

 

한국과 달리 뜨겁지 않은 밥이 국물과 차에 더 잘 어울렸습니다. 그런 동네의 바쿠테 집은 주로 에어컨이 없고 천장 선풍기만 돌아가는 그런 가게들입니다. 음식 셋 다 뜨거우면 땀을 한 바가지를 흘려야 할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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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발음으로는 '육골차(肉骨茶)'입니다. 그래서 한동안 '육골차'를 먹으러 갈까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제가 바쿠테는 국물요리인데, 왜 '테(차, 茶)'란 단어를 썼냐고 물어보니, 말레이시아 화교 지인의 설명으로는 바쿠테의 '테(차)'는 마시는 차라고 합니다.

 

돼지고기의 비계 때문에 차를 마신다는 설명입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바쿠테를 먹을 때는 차를 시켜먹었나 봅니다. 차는 아무 차나 상관이 없다고 합니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차왕(茶王)', '티관인(Tie Guan Yin, 철관음, 鐵觀音, 우롱차의 일종)' 등 아무 차나 곁들여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죠.

 

 

 

처음 먹었던 바쿠테는 싱가포르 옆에 있는 조호 바루에서였습니다. 그러나 바쿠테는 클랑(Klang, 쿠알라룸푸르의 서쪽 해변가 도시) 스타일이었습니다.

 

인도계 지인이 클랑 출신이어서 클랑 스타일의 바쿠테를 소개해주었나 봅니다. 그렇지만 조호 바루 스타일의 바쿠테의 매력적인 맛은 클랑에 못하지 않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바쿠테가 가장 유명한 곳은 클랑입니다. 그리고 클랑에서 중국인 이민자들에 의해 바쿠테가 처음 만들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가 바쿠테의 고향이라고 주장합니다. 

 


맑은 국물 vs 어두운 국물,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바쿠테의 국물은 맑은 국물, 어두운 국물의 바쿠테가 있습니다. 맑은 국물을 조호 바루를 포함한 주로 남부에서, 어두운 국물은 쿠알라룸푸르를 포함한 주로 중부 지역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지역마다 다른 이유는 중국 사람들이 서로 다릅니다. 조호에는 테오추(Teochew) 사람이, 쿠알라룸푸르에는 캔터니즈(Cantonese) 사람이 많이 삽니다. 

 

  • 맑은 국물: 조호 바루, 테오추 사람, 후추와 마늘로 맛을 냄
  • 어두운 국물: 쿠알라룸푸르, 캔터니즈, 허브 향이 더 진함

 

아무래도 음식의 향과 맛에 대한 평, 음식에 대한 경험과 기억이 음식에 대한 선호도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어떤 국물의 바쿠테가 더 맛있다고 얘기하기 힘듭니다. 

 

셀랑고 주의 바쿠테, 어두운 국물

쿠알라룸푸르와 근교인 셀랑고 주에서는 어두운 국물의 바쿠테를 먹을 수 있습니다. 국물 색이 조호 바루의 맑은 국물의 바쿠테와는 정말 다릅니다. 이곳의 바쿠테는 어두운 색이고 향이 강합니다. 

 

어두운 국물 바쿠테

 

쿠알라룸푸르와 그 근교에서 바쿠테를 먹어도 식당에 따라서 다진 마늘을 주기 때문에, 마늘은 취향에 따라 넣어서 먹을 수 있습니다. 물론 어두운 국물을 맑은 국물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조호 바루의 바쿠테, 맑은 국물

싱가포르와 조호 바루에 가면 맑은 국물의 바쿠테를 먹을 수 있습니다. 후추와 마늘의 향이 강한 국물이 매력적입니다.

 

조호 바루, 맑은 국물 바쿠테(조호 시내 근교에 위치한 코타 팅기(Kota Tinggi) 바쿠테)

 

중국 튀김빵, 유티아오(You Tiao)를 추가할 것인가?

조호 바루에서 바쿠테를 먹을 때 유티아오(You Tiao)를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보통은 바쿠테에 유타오를 잘 먹지 않는데, 아침이라 유티아오를 주문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아침에 유티 아오에 두유로 간단히 아침을 먹기도 합니다.

 

바쿠테를 시키면 유티아오를 주기도 하는데, 이때 유티아오를 먹기 싫으면 물리면 됩니다. 음식과 함께 주는 유티아오를 받으면 자동으로 메뉴에 추가되어 계산됩니다.

 

저는 바쿠테를 먹을때 유티아오를 거의 시키지 않습니다. 추가로 내는 유티아오 금액은 얼마되지 않지만, 돈의 문제가 아니라 유티아오가 바쿠테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저는 유티아오를 테 아이스(Teh Ais, 아이스 밀크티)와 주로 같이 아침 식사로 먹거나, 티 타임에 즐기기 때문에 뜨거운 국물에 유티아오가 뭔가 어색했습니다.

 

한국의 콩국에도 유티아오를 먹는데, 이때도 뜨겁지가 않아서 유티아오의 식감이 살아있습니다.

 

그러나 바쿠테 국물 속에서 유티아오는 흐물거립니다. 역시 사람들의 취향의 문제라서 어떤 사람에게는 밥보다 더 좋을지도 모릅니다.

 

말레이시아 지인에게 유티아오에 대해 물어보니 역시 안 어울린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바쿠테를 먹게 하기 위해 유티아오를 추가한 것이지 않을까 추측했습니다.   

 


국물이 없는 바쿠테(Dry Bak Kut Teh)

 

제가 주로 먹으러 가는 곳은 푸종(Puchong)과 올드 클랭 로드(Old Klang Road), OUG 같은 동네입니다. 한국 사람이 많이 사는 몽키아라(Mont Kiara) 같은 곳은 별로 가지 않는데, 일단 거리가 멉니다. 그리고 물가가 많이 비쌉니다.

 

그래서 근교로 나갈수록 점점 싸지는데, 그중에서 푸종(Puchong)의 변두리로 가면 숨겨진 맛집이 많이 있습니다.

 

국물이 없는 바쿠테는 어두운 국물을 정말 졸여서 만든 것 같은 바쿠테 요리입니다. 아주 맛있었습니다. 다른 집에서 국물 없는 바쿠테를 못 먹어봐서 비교가 안됩니다. 

 

국물이 없는 바쿠테는 한 번씩 먹으면 별미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아마 국물이 있는 바쿠테를 먹으려고 할 것 같습니다. 바쿠테의 매력은 고기에도 있지만, 그 국물에도 충분히 있습니다. 

 

 

FIN

 

말레이시아의 먹거리 이야기를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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