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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Kaya) 토스트의 완성은 블랙 커피, 말레이시아 코피 오 코송

bevinda_ 2023. 8. 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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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Kaya) 토스트블랙 커피는 그런 의미에서 잘 어울리는 커플입니다. 마치 아메리카노 커피와 조각 케이크 같은 조합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말레이시아 음식이 가야 토스트일 것입니다. 서울의 동네 골목의 카페에도 가야 토스트를 팔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가야 토스트가 메뉴에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목차

1. 가야 토스트

2. 블랙 커피

3. 가야 토스트와 코피 오 코송 이외의 조합

 


가야 토스트

 

가야 토스트를 처음 먹은 것은 오래전에 말레이시아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친구 어머니가 해주신 토스트였습니다. 사과가 몇 개 가지런히 놓여있는 원형 대리석 식탁 위에 가야 잼이 있었습니다.

 

이게 뭐냐고 묻는 저의 질문에 먹어보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많은 말레이시아 음식과 디저트에 코코넛이 들어가지만, 그때의 가야 토스트는 코코넛으로 이렇게 맛있는 잼이 만들어진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그 후에 시중에 파는 가야를 몇 번 샀는데 친구 어머니의 가야 잼 맛과 달랐습니다. 처음 먹은 가야 잼은 덜 달면서 향이 강하고 풍미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친구에게 물어보았더니, 그 가야 잼은 친구 어머니가 직접 만드신 거라고 하더군요.

 

한국에 있을 때 이태원에서 재료를 사서 직접 만들어보았는데 데, 역시 친구 어머님의 가야 잼 맛과 달랐습니다. 그럴 리가 없죠.

 

재료 중에 향신료인 판단(Pandan) 잎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친구 어머님의 비밀의 재료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가야 잼의 재료는 간단합니다.

 

  • 코코넛 밀크(Coconut Milk)
  • 계란: 닭이나 오리의 알
  • 설탕: 설탕은 흰 설탕보다 갈색설탕을 씁니다. 가능하면 굴라 멜라카(Gula Melaka, 멜라카에서 만들어진 진한 단맛의 설탕)를 사용하면 풍미가 더 좋습니다. 
  • 판단 잎(pandan): 야 잼의 향과 풍미를 담당합니다. 판단 잎이 들어간 가야 잼과 안들어간 가야 잼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항상 판단을 선택합니다.

 

그러나 어느 날, 말레이시아의 유명한 관광지에 갔다가 동행인들이 식사를 한다고 해서 카페로 갔습니다. 저는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아서 그냥 가야 토스트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이 가야 토스트에서 친구 어머니 손맛 같은 맛이 느껴지는 겁니다. 유레카!

 

이런 관광지의 카페의 카야 토스트가 이런 맛이 나다니 깜짝 놀랐습니다. 한입 먹고 가만히 있는 저를 보고 동행인들이 왜 그러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엷은 미소를 띠며, '여기 카야 토스트 맛있어'라고 짧게 대답했습니다.

 

카페에는 젊은 남녀 한쌍이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후로 거기에 다시 가본 적이 없습니다. 동네 부근에서 찾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동네에서 파는 가야 토스

 

말레이시아 집 주변의 카페에 가면 가야 토스트를 파는데 '로티 바카(Roti Bakar)'란 이름으로 메뉴에 올라와 있습니다. 미국의 마당에서 바베큐 하듯이 카페 앞에서 숯으로 토스트를 굽습니다.

 

숯불 가야 토스트입니다. 가야의 풍미를 느끼고 싶다면, 로티 바카는 백점짜리 답이 아닙니다. 가야 토스트의 풍미보단 구워진 토스트 빵의 식감을 즐기게 됩니다.  

 

가야 토스트를 파는 레스토랑

 

말레이시아 아이들의 대표적인 아침 식사는 반숙 계란(반숙보다 더 덜 익혀야 합니다)입니다. 이 반숙 계란은 가야 토스트를 시키면 따라서 시키게 됩니다. 그래야 가야 토스트, 반숙 계란, 블랙커피의 음식 궁합이 완성됩니다.

 


블랙 커피(Black Coffee)

 

말레이시아에는 크게 두 종류의 커피가 있습니다. 블랙 커피(Black Coffee)화이트 커피(White Coffee)입니다. 물론 카페에 가면 라테도 있고 다른 종류의 커피도 있습니다.

 

화이트 커피

 

블랙과 화이트 단어 그대로 블랙커피는 크림이나 우유가 들어가지 않은 커피이고, 화이트 커피는 반대입니다. 즉, 라테 류의 커피는 화이트 커피입니다. 

 

블랙 커피는 다시 설탕의 유무에 따라 다시 나뉩니다. 블랙 커피를 말레이시아에서 코피 오(Kopi O)라고 합니다. 그러나 점점 설탕 커피가 코피 오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커피 오를 주문할때 코피 오에 설탕이 들어가는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설탕이 들어간다고 하면,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블랙 커피를 주문하기 위해 코피 오 코송(Kopi O Kosong)이라고 해야 합니다.

 

코피 오 코송의 오(O)는 없다는 의미이고, 코송(Kosong)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두번이나 없다고 강조해야 원하는 블랙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블랙 커피

 

말레이시아의 블랙 커피는 아메리카노 같은 물 대신 마시는 음료 같은 것이 아니라, 식사와 함께 하는 음료입니다. 말레이시아에는 음식을 시킬 때 음료를 시킵니다.

 

음료를 안 시키는 사람은 물이라도 시킵니다. 한국과 다르게 마실 물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마치 유럽처럼 물도 시켜야 합니다. 

 

그렇다고 음료를 무조건 시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음료를 시키는 것이 호커센터의 암묵적인 룰인 것이죠. 

 

카페의 블랙 커피

 

블랙 커피는 약간 끈적거리는 느낌입니다. 마치 물을 따르다가 갑자기 일이 생겨 도중에 중지하고 급하게 내온 커피 같습니다. 그래서 입안에서 상쾌하게 내려가는 청량함은 없고, 입안에 오래 머물면서 커피의 느낌을 강하게 남깁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쓴 말레이시아 관광 책자에 커피를 마실 때, 받침에 흘린 커피를 먼저 마시라고 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무도 커피 받침의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다. 웨이트리스가 커피를 들고 오다 쏟아져서 그런 것뿐입니다.     

 


가야 토스트와 코피 오 코송 이외의 조합

 

한동안 여러 가지 조합을 궁리했습니다. 가야 토스트를 먹을 때 한국 관광객에게 유명한 테 타릭(Teh Tarik, 밀크티)을 같이 마시기도 했습니다.

 

야 토스트와 테 타릭은 한 개씩 따로 먹거나 마시면 좋은데, 둘이 합쳐지면 토스트와 커피가 둘 다 달기 때문에 궁합으로는 완전 최악이었습니다.

 

중국 차를 마시면 달지는 않는데, 서로 어울리지가 않았습니다. 그 외에 사과 주스, 라임 주스, 당근 주스 같은 과일 음료도 먹어봤지만 이상했습니다. 결국에는 코피 오 코송으로 돌아왔습니다. 

 

현지 사람들이 모르는 더 좋은 조합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현지에는 판단(Pandan) 잎이나 코코넛을 구하기 쉽기 때문에 가야 잼을 집에서 만들기 수월합니다.

 

아직까지 가야(Kaya) 토스트의 완성은 블랙 커피, 코피 오 코송입니다.

 

 

FIN 

 

말레이시아의 먹거리 이야기를 읽어 보세요. 

 

말레이시아 커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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