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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대일로와 말레이시아 동해안 철도(ECRL) 개발 중지와 재개

bevinda_ 2021. 7. 1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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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일대일로(BRI) 사업의 일환으로 2016년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시아 동부안 철도(ECRL)을 개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렇지만, 말레이시아는 동부안 철도에 대해서 여러 엇갈린 견해로 프로젝트의 중지와 재개를 반복합니다. 덕분에 노선도 바뀌었지만, 최종적으로 원안의 노산으로 동해안 철도 프로젝트가 재개되었습니다. 

 

목차

1. 21세기 아시아 횡단 열차의 부흥

2. 말레이시아 동부안 철도(ECRL, East Coast Rail Link)

3. 말레이시아 동부안 철도(ECRL) 프로젝트의 중지와 재개

4. 최신 말레이시아 동해안 철도(ECRL) 3.0

 


21세기 아시아 횡단 열차의 부흥

 

싱가포르와 중국의 윈난성 쿤밍(Kunming)을 연결하는 발상은 유럽 열강에 의해서 나왔습니다. 1900년에 프랑스와 영국은 쿤밍에서 싱가포르까지 철도 건설을 제안하고 쿤밍-싱가포르 철도(Kunming–Singapore Railway)라고 불렀습니다.

 

프랑스는 쿤밍에서 베트남의 하노이, 하이퐁을 연결하고 영국은 싱가포르에서 말레이 반도의 서부 지역을 거쳐 태국의 방콕까지 연결합니다. 그리고 영국은 미얀마와 쿤밍을 철도로 연결하려고 하지만, 2차 대전의 반발로 공사는 중지되었습니다.

 

21세기에 20세기 초의 유럽에 의해서 진행되던 아시아 횡단 철도가 재개되었습니다.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BRI, Belt and Road Initiative)는 중국의 21세기판 실크로드입니다. 

 

싱가포르에서 출발한 열차는 말레이시아를 거쳐, 태국을 지나 라오스를 횡단하여 쿤밍시로 향합니다. 쿤밍에서는 구이린을 통해서 베이징으로 갈 수 있습니다.

 

태국에서 베트남을 횡단하여 중국의 난닝시로 갑니다. 난닝시에서도 구이린을 거쳐 베이징으로 갈 수 있습니다.

 

태국의 BTS(Bangkok Mass Transit System)

 

아니면 쿤밍, 난닝에서 구이린을 거쳐 중국 북부로 올라가서 청도시를 거쳐 시안에서 중국의 서쪽으로 갈 수 있습니다. 중국의 서쪽을 지나 카자흐스탄을 지나면 유럽의 길목에 들어섭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화물이 열차를 통해서 유럽으로 가려면 중국이라는 관문을 무조건 통과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천혜의 항구입니다. 

 

유럽에서 동아시아로 가려면 멜라카 해협을 통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지나가야 합니다. 두 나라의 지정학적 가치는 유라시아 대륙의 오른쪽 끝에 붙어있는 한국과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말레이시아에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아시아 횡단 열차를 통해서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요?

 


말레이시아 동해안 철도(ECRL, East Coast Rail Link)

 

말레이시아의 대중교통은 전반적으로 발달되어 있지 않습니다. 대신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문화입니다. 기차를 타고 싱가포르 근처의 조호에서 수도인 쿠알라룸푸르까지 가면 무려 7시간이 걸립니다. 반면 차로 3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중국과의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말레이시아 동해안 철도(ECRL, East Coast Rail Link)를 시작합니다.

 

말레이시아는 2016년 3월 15일 국토교통위원회(SPAD(말레이 약어), Land Public Transport Agency)와 동해안 경제권 개발 협의회(ECERDC, East Coast Economic Region Development Council)는 말레이시아 동해안 철도에 대한 시장 관심과 마케팅을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말레이시아 정부는 2016년 11월에 중국 교통건설 유한공사(CCCC, China Communications Construction Company Ltd)와 131억 달러(약 15조 원)의 동해안 철도 건설을 계약합니다.

 

동해안 철도(ECRL) 프로젝트는 철도 노선, 터널, 교량, 육교, 철도 차량 차고, 역사의 건설과 같은 토목, 건축 공사와 신호 시스템의 구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건설 공사와 아울러 엔지니어링, 조달, 시운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2017년 6월 20일 말레이시아 환경부(Ministry of Environment And Water)는 동해안 철도(ECRL)에 대한 환경 영향 평가 보고서(EIA, 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를 승인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달 23일 말레이시아 국토교통위원회(SPAD)는 2017년 6월 23일에 약 600km의 트랙을 포괄하는 동해안 철도(ECRL) 철도 일정의 1단계를 승인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8월 9일 말레이시아의 전전 총리였던 나집 라작이 파항(Pahang) 주의 쿠안탄(Kuantan)에서 기공식을 하고 공사의 착공을 하게 되었습니다.

 

동해안 철도(ECRL)는 향후 말레이시아 철도 연결 회사(MRL)와 중국 교통건설 유한공사(CCCC)의 50:50 합작 투자로 공동 운영, 공동 유지 관리를 하게 됩니다.

 

2026년에 완공을 예정으로 하고 있으며, 640km의 복선 노선로 여객 열차는 시속 160km로 운행하고, 화물 열차는 시속 80km로 운행할 계획입니다.

 

여객 열차의 경우는 최대 450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는 6량의 열차입니다. 화물 열차는 3,500톤의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국토부에 의하면 2021년 3월 동해안 철도(ECRL) 건설이 21.39%의 완료했다고 합니다.

 

노선은 말레이 반도 북부 지역의 오른쪽에 위치한 켈란탄(Kelatan) 주의 코타 바루(Kota Bahru)에서 셀랑고(Selangor) 주의 포트 클랑(Port Klang)까지 연결됩니다.

 

말레이시아 동해안 철도(ECRL)의 경로

 

동해안 철도는 말레이 반도의 서쪽의 포트 클랑과 동쪽의 쿠안탄 항구를 연결합니다. 쿠안탄 항구도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하나인 말레이시아와 중국의 쿠안탄 산업 단지(MCKIP) 프로젝트에 의해서 새롭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동부 쿠안탄 항구는 200,000톤의 화물선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확장된 쿠안탄 항구를 통하여 자매 항구인 광저우(Qinzhou)로 가는 루트에 팜유, 목재, 철재 등의 더 많은 상품을 수출입할 수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동해안 철도(ECRL) 프로젝트의 중지와 재개

 

말레이시아의 나집 라작 정권에 의해서 시작한 동해안 철도 프로젝트는 2018년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가 집권하면서 돌연 중단됩니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는 동해안 철도 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중지시키거나 연기했습니다.

 

  • 동해안 철도(ECRL) 프로젝트 중지
  • Greater Klang Valley 철도 운송 노선 MRT3를 취소
  • 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 고속철도(HSR) 프로젝트 중단

 

이 중에서 한국에서는 말싱 고속철로 부르는 HSR 프로젝트는 2018년 5월 말레이시아가 높은 비용을 이유로 고속철도(HSR) 프로젝트를 중단했습니다. 말레이시아가 산출한 예상 프로젝트의 소요 비용은 700억(약 19조 원) ~ 1,100억 링깃(약 30조 원)입니다. 

 

말레이시아 동해안 철도(ECRL)의 중지된 배경에도 비용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당시 말레이시아 정부와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는 두 가지 갈림길에 놓여있었습니다. 말레이시아 동해안 철도(ECRL) 프로젝트를 취소하고 중국에게 막대한 배상금을 지불하거나 재협상을 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이미 말레이시아 정부는 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 고속철도(HSR) 프로젝트 중단에 따른 싱가포르 정부에 대한 보상금이 RM 500,000,000 (약 1,36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었으며, 최종적으로 싱가포르에 1억 300만 싱가포르 달러(약 1,100억 원)의 합의금을 지급했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중국과의 재협상을 통해서 비용을 33% 삭감한 후 2019년 7월에 재개되었습니다. 재개된 동해안 철도(ECRL) 프로젝트는 흔히 ECRL 2.0으로 불리며, 프로젝트의 비용은 RM 655억(약 18조 원)에서 RM 440억(약 12조 원)으로 줄었습니다.

 

ECRL 2.0은 재협상을 통해서 역이 바뀌고, 특히 셀랑고 주의 노선이 대거 수정되었습니다. 

 

  • 중국 교통건설 유한공사(CCCC)로의 선지급금 중 일부 금액을 환불
  • 중국 교통건설 유한공사(CCCC)는 토목 공사에 비을 30%에서 40%로 늘림
  • 중국 교통건설 유한공사(CCCC)는 말레이시아 철도 연결 회사(MRL)와 50:50 합작 투자를 구성하여 향후 운영

 

그리고 프로젝트를 위해 중국 수출입 은행(EXPORT-IMPORT BANK OF CHINA)으로부터 약 85%에 해당하는 대출금인 RM 567억(약 15조 4천억 원)을 받을 예정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나집 라작의 정부가 RM 391억(약 10조 6천억 원)의 대출에 서명했지만, RM 176억(약 4조 8천억 원)은 아직 서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ECRL 2.0의 프로젝트 비용이 RM 440억(약 12조 원)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중국 수출입 은행으로부터의 대출 부담을 덜었습니다.

 


최신 말레이시아 동해안 철도(ECRL) 3.0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 뒤를 이은 새로운 총리 무히딘 야신은 말레이시아 동해안 철도(ECRL)의 경로를 원래 초기 위치로 되돌릴 계획입니다.

 

ECRL 2.0의 변경 계획에 따라, 말레이시아 동해안 철도(ECRL) 최신 경로는 기존의 640km에서 665km로 거리가 늘어났습니다.

 

일련의 변경에 따라서 2021년 중국은 말레이시아 동해안 철도(ECRL) 프로젝트의 예상 건설 비용 14%가 증가한 RM 509억(약 13조 8천억 원)을 요청했고, 말레이시아는 이를 수락했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의 선로의 변경의 초점이 된 지역은 셀랑고(Selangor) 주입니다. 말레이시아 동해안 철도(ECRL)의 최초 원안은 쿠알라룸푸르의 북부 곰박(Gombak)을 지나가는 라인이었습니다.

 

그러나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는 곰박 대신에 쿠알라룸푸르 남쪽으로 연결할 계획을 발표합니다. 그리고 남쪽으로 연결한 이유를 다른 철도와의 연결성과 환경적 이유라고 했습니다.

 

다른 철도와의 연결성에 대해서는 공항 철도인 KLIA와 연결되어 국제공항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구상 중인 MRT2 노선도 미래에 활용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행정수도인 푸트라자야(Putrajaya)와도 연결이 됩니다. 

 

게다가 쿠알라룸푸르와 셀랑고 주의 남쪽에 위치한 셈빌란(Sembilan) 주도 통과하게 됩니다. 북쪽을 연결하면 말레이시아 4개 주를 통과하고 남쪽은 신규로 셈빌란 주를 포함하여 5개 주를 통과하게 됩니다. 

 

환경적으로도 선로가 쿠알라룸푸르 북부의 클랑 게이츠(Klang Gates) 댐과 클랑 게이츠 지역을 회피할 수 있어 생태계 파괴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말레이시아 동해안 철도 ECRL 2.0의 남쪽 경로

 

그리고 셀랑고 주정부도 마하티르 모하마드의 남쪽 방향을 지지했습니다. 그렇지만, 말레이시아 교통부 장관은 셀랑고 주정부가 연방 정부의 결정에 협력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확인되지 않았지만, 싱가포르 언론에서는 셀랑고 주의 남쪽 지역이 전 정권의 지지 기반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싱가포르 언록의 관련 기사도 이에 대해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라는 조심스러운 표현을 썼습니다. 어쨌든 무히딘 야신 정권이 들어오면서 남쪽 대신 다시 북쪽 지역으로 돌렸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새로운 말레이시아 연방 정부는 경로를 최초의 원안으로 돌렸습니다. 그래서 셀랑고 주에는 쿠알라룸푸르 북부 지역을 통해서 선로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원안으로 돌아간 프로젝트는 ECRL 3.0으로 불립니다.

 

한편 말레이시아 교통부(MoT)는 자체 연구에 따르면 셀랑고 주의 북부 노선(ECRL 1.0)의 경우 개통 첫해 약 503만 명의 승객을 예상하고, 남부 노선(ECRL 2.0)의 경우 407만 명의 승객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원안과 ECRL 3.0의 북쪽 경로

 

한편 라오스와 중국의 철도 프로젝트인 보텐-비엔티안 철도도 공사 중입니다. 2021년 12월에 완공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중국-라오스 철도 프로젝트 비용은 59억 6500만 달러로 추산됩니다.

 

보텐-비엔티안 철도 프로젝트의 자금은 중국 수출입 은행(EXPORT-IMPORT BANK OF CHINA)의 차입금의 60%인 36억 달러(약 4조 1천억 원)이고 나머지 40%인 24억 달러(약 2조 7천억 원)는 중국, 라오스의 합작 회사가 자금을 조달한다. 그리고 중국은 합작 회사 지분의 7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라오스는 인프라스트럭쳐를 구축한 기술을 가지고 있지 못하니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말레이시아는 고속철이 없어도 철도 인프라가 있는 나라인데 굳이 국가의 인프라 사업을 다른 나라에 맡기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물론 말레이시아가 외국 회사로부터 철도를 구축하게 하고 철도 운영을 하기 때문에, 철도 관련 기술이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중국의 차관을 받아서 중국 회사가 건설하고 중국 회사가 운영하는 방식의 인프라 구축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쿠알라룸푸르의 남쪽을 경유하는 방안과 북쭉을 경유하는 방안 중 어떤 것이 더 좋을까요?

 

 

FIN

말레이시아 철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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