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말레이시아의 제안으로 시작한 말레이-싱가포르 고속철(KL-SG HSR, Kuala Lumpur-Singapore High-Speed Rail) 프로젝트는 10년이 흘러 2021년 1월에 최종적으로 취소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말싱 고속철이라고 부르면서, 한국사업단은 말레이시아의 구간의 토목 설계를 수주했습니다.
목차
1.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간의 현재 여행 속도와 비용
2. 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 고속철 프로젝트(Kuala Lumpur–Singapore High-Speed Rail)
2.1. 말레이시아의 고속철 제안
2.2. 싱가포르의 고속철 진행 사항
3. 한국 사업단의 말싱 고속철도 4공구 토목 설계
4. 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 고속철 취소
5. 말레이시아의 철도 진행 사항, 저마스-조호바루 철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간의 현재 여행 속도와 비용
한국의 고속철인 코레일은 처음에 시속 300Km가 넘는 열차에 신기했으나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세계의 많은 곳에는 고속철도가 별로 없습니다. 말레이시아도 그중 하나로 고속철도가 없는 나라입니다.
말레이시아의 기존 철도는 노후되었습니다. 열차가 낡은 것은 아닌데, 열차와 운행 시스템은 최신 기술이 아닙니다. 과싱가포르 위에 있는 말레이 반도의 끝단 조호에서 쿠알라룸푸르까지 330Km를 7시간에서 8시간에 걸려서 운행합니다. 게다가 철도의 티켓 비용은 RM 39(약 10,580 원)에서 RM 67(약 18,180 원) 정도입니다.
같은 구간을 버스로 가면, 4시간 30분이 소요되고 비용은 RM 37(약 10,040 원)에서 RM 47(약 12,750 원) 정도입니다.
말레이시아의 철도를 한번 타보면 갑자기 30년 과거로 돌아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저는 말레이시아 기차를 한번 타봤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는 말레이시아 장거리 이동을 할 때는 버스를 타거나 운전을 합니다.
만약 조호에서 비행기를 타고 쿠알라룸푸르에 간다면 비용은 RM 100(약 27,130 원) 정도가 소요되지만, 시간은 4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조호의 세나이 국제공항은 조호 시내에서 30 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택시로 30분 이상 가야 합니다.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는 것도 비슷합니다.
만약 싱가포르의 창이 국제공항(Changi International Airport)에서 쿠알라룸푸르로 간다고 해도 전혀 시간적으로 단축시킬 수 없습니다. 이 경우 5시간 정도 걸리고, 비용은 RM 150(약 40,700 원)에서 RM 300(약 81,400 원) 정도를 사용해야 합니다.
싱가포르에서 쿠알라룸푸르로 가는 제가 아는 가장 편안 방법은 싱가포르의 시청 근처에서 출발해서 쿠알라룸푸르 시내 타임스 스퀘어(Times Square)에 도착하는 버스입니다. RM 80(약 21,700 원) 정도를 내면 갈아 탈걱정 없이 싱가포르 시내에서 쿠알라룸푸르 시내까지 갑니다. 전체 여정은 6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 고속철(Kuala Lumpur–Singapore High-Speed Rail)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사이의 여행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간을 단축시킬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방법은 운송 수단의 속도를 높이고 환승을 줄이는 것입니다. 비행기는 속도가 빠르나, 공항의 접근성이 멀고, 기차나 다른 운송 수단으로 환승을 해야 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국가 간의 출입국 처리의 시간을 줄이는 것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포르로, 혹은 반대로 출입국을 지나가면 엄청난 정체를 볼 수 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고 가서 도보로 이민국 심사를 하든지, 차를 타고 가고 이민국 심사를 하든지 간에 정체가 심합니다.
이 두 가지 방법을 하나의 교통수단에 적용시킨다면, 바로 철도가 가장 좋은 답입니다. 그것도 고속철의 형태가 더 좋을 것입니다.
말레이시아의 고속철 제안
그래서 2010년 9월, 말레이시아 총리 나집 라작에 의해 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 고속철(Kuala Lumpur–Singapore High-Speed Rail)이 처음 제안되었습니다. 고속철은 시속 350km로 달려서 두 도시 사이를 90분에 주파할 수 있습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출발한 고속철도는 6개의 말레이시아 역을 지나서 싱가포르에 도착하게 됩니다.
- 쿠알라 룸푸르 반다르 말레이시아: 세관, 이민국, 검역 시설
- 세팡-푸트라자야 캄풍 아부 바카르 바긴다
- 세렘반 라부
- 에이어 케로 에이어 케로(멜라카)
- 무아르 반다르 대학교 파고
- 바투 파하트 푸라 켄카나, 스리 가딩
- 이스칸다르 푸테리 게르방 누사자야
- 싱가포르 주롱 이스트: 세관, 이민국, 검역 시설, 미래의 Jurong 지역 MRT 라인과 연결
그리고 2013년 2월 19일, 싱가포르 리셴룽(Lee Hsien Loong) 총리는 말레이시아와 공동 프로젝트에 공식적으로 동의했습니다. 그래서 싱가포르 쪽의 고속철도는 싱가포르의 육상 교통국(LTA, Land Transport Authority)에 의하여 검토되었습니다.
싱가포르의 고속철 진행 사항
싱가포르는 고속철의 종점을 싱가포르의 서쪽 끝인 주롱 이스트(Jurong East)에 만들 계획을 세웁니다.
2016년 7월 19일, 말레이시아의 행정 수도 푸트라자야(Putrajaya)의 말레이시아 총리 관저에서 양국이 양해각서(MOU)에 서명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교통부 장관 및 인프라 조정 장관인 콴분완(Khaw Boon Wan)과 말레이시아에서는 수상 부서의 압둘 라만 달란(Abdul Rahman Dahlan) 장관이 각각 양해각서에 서명했습니다.
그 뒤 싱가포르는 관련 대규모 토지를 취득하고, 싱가포르 육상 교통국은 2017년 고속철도의 인프라 엔지니어링 연구를 위해 미국 엔지니어링 설계 회사인 에이콤(AECOM)을 지정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육상 교통국은 100% 자회사인 싱가포르 고속철 유한회사(SG HSR PTE)를 설립합니다.
또한 싱가포르는 열차의 터미널은 영국 건축 회사인 파렐스(Farrells)가 설계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한국 사업단의 말싱 고속철도 4공구 토목 설계
한국의 국토부는 2017년 철도사업 해외진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구성했던 'K-Rail 수주지원협의체'를 설립했습니다. 협의체에는 국토부,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철도공사(Korail), 철도기술연구원, 수출입은행 등이 참여하였습니다.
그리고 말레이시아는 셀랑고(Selangor) 주와 네그리 셈비란(Negeri Sembilan) 주 경계에서 멜라카(Melaka) 주와 조호(Johor) 주 경계까지 약 108㎞ 노선의 고속철도 토목구조물의 설계를 시행하면서 토목, 역, 궤도, 시스템, 전동차 차량을 분리 발주합니다.
한국은 말싱 고속철도 사업을 따내기 위해서 철도시설공단을 중심으로 23개 회사가 '한국사업단'을 구성하여 4공구 토목 설계를 따냅니다.
한국 사업단에는 한국철도시설공단, 현대건설, KB국민은행, 철도공단, 철도공사(코레일), 토지주택공사(LH), 철도연구원, 교통연구원 등 5개 공공기관도 포함됐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철도 관련 회사인 현대로템, 대아티아이, 도화엔지니어링 등의 회사가 참가하고 있습니다.
4공구 외의 나머지 구간에 대해서는 프랑스의 시스트라(Systra)가 1, 3공구, 미국의 제이콥스(Jacobs)가 2공구, 미국의 에이콘(Aecom)이 6공구, 말레이시아의 HSS가 5공구의 낙찰자로 선정됩니다.
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 고속철 고속철도 취소
2018년 말레이시아의 새로운 총리가 된 마하티르 모하마드(Mahathir Mohamad)는 고속철 프로젝트의 높은 비용을 이유로 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 고속철도(HSR) 프로젝트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010년 프로젝트를 제안한 전 총리인 나집 라작때의 프로젝트 비용은 약 RM 720억(약 19조 5천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고속철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MyHSR은 비록 공식적으로 프로젝트 비용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정부는 해당 프로젝트가 고속철 공사를 위한 토지 취득에 RM 50억(1조 3천억 원)에서 RM 100억(약 2조 7천억 원)이 추가로 더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여 최종적으로 RM 1,100억(약 30조 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말레이시아가 정치적인 문제로 고속철 진행에 답보를 보이는 사이에, 싱가포르는 열심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말레이시아 국경을 지나 싱가포르의 종점역까지의 거리는 15km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싱가포르는 진행한 사업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이 필요했고, 말레이시아는 2019년 1월 31일 1억 300만 싱가포르 달러(약 1,100억 원)의 합의금을 지급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 고속철 사업이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뒤를 이은 총리인 무히딘 야신은 싱가포르와 프로젝트에 대해 2020년 말 기한에 동의하여 프로젝트를 검토하기 위해 추가 시간 연장이 요청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두 정부는 프로젝트를 계속하기로 합의하지 못했고 2021년 1월 1일 공동 성명을 통해 프로젝트를 완전히 종료하였습니다.
말레이시아의 철도 진행 사항, 저마스-조호바루 철도
말레이시아는 나집 라작 전 총리 때 수많은 대형 공사를 추진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말레이시아 동부 해안 열차(ECRL)와 조호 주의 포레스트 시티입니다.
그리고 나집 라작 뒤를 이어 집권한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는 국가의 재정 건전성에 대해 걱정하면서 한편으로 외국 회사가 주가 되는 사업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는 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 고속철에 대해서 말레이시아에 시속 400km이 열차가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그의 발언이 이해되는 측면은 말레이시아의 일반 열차가 너무 느리다는 것이었습니다.
조호와 쿠알라룸푸르의 330Km 구간을 버스로 4시간 30분에 운행하는데, 만약 기차가 기존의 7시간-8시간이 아니라 4시간에 주파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굳이 1시간 30분(90분)에 주파하지 않더라도 4시간이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고속철이 완성되면 싱가포르와 쿠알라룸푸르 간의 왕복 티켓 가격이 RM 600(약 162,800 원)에서 RM 800(약 217,000 원)이라는 말이 떠돌았습니다. 말레이시아 육상 대중교통 위원회(Lland Public Transport Commission)는 왕복 티켓을 RM 400(약 108,500 원) 이하로 고려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고속철의 편도를 RM 200(약 54,270 원)이라고 해도 버스를 타면 RM 50(약 13,600 원) 미만입니다. 이 가격이면, 텅 빈 지하철에 대한 우스개 소리처럼 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 고속철도가 공기를 수송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에서는 기존의 선로를 선보면서 열차의 운행 속도를 높이려는 프로젝트를 수행 중입니다.
말레이시아 동부 해안 열차(ECRL)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중국의 중국 교통건설 유한공사(CCCC)는 조호 주의 조호 중앙역부터 저마스(Gemas)까지의 기존 노선에 대한 전기열차 운행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저마스-조호바루 철도(Gemas-Johor Baru Railway) 프로젝트는 2011년 1월 29일 다툭 서리 콩초하(Datuk Seri Kong Cho Ha) 전 교통부 장관이 관할한 프로젝트로 197km의 양복 선로를 건설하는 데는 RM 60억(약 1조 6천억 원)에서 RM 70억(약 1조 9천억 원) 비용이 들며 수행 기간이 3년이 걸리다고 했습니다.
이 구간이 완공되면 말레이 철도 회사(KTMB)는 최고속도 140km/h의 전기열차(ETS)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 전기 열차의 평균 주행 속도는 100km/h입니다. 이 속도로 주행 시 조호와 쿠알라룸푸르 간의 이동 시간은 현재 7시간에서 4시간으로 단축이 가능합니다.
프로젝트 비용으로 RM 94억(약 2조 5천억 원)이 예상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국 교통건설 유한공사(CCCC)는 2022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저마스-조호바루 철도 프로젝트와 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 고속철을 간단한 비교를 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저마스-조호바루: RM 94억(약 2조 5천억 원)을 사용하여 쿠알라룸푸르와 조호 사이를 4시간으로 단축
- 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 RM 1,100억(약 30조 원)을 사용하여 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포르 사이를 90분으로 단축
예산이 부족하다면 어떤 프로젝트를 선택해야 할까요? 그리고 중국 교통건설 유한공사(CCCC)는 어떻게 말레이시아의 이런 프로젝트를 따낸 것일까요? 많은 회사들이 고속철 입찰에 열을 올릴 때, 중국 교통건설 유한공사(CCCC)의 행보는 전혀 달랐습니다.
중국 교통건설 유한공사(CCCC)에 말레이시아 철도 사정을 엄청 잘 아는 사람이 있든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겠죠.
FIN
말레이시아 철도 이야기
- 중국 일대일로(BRI)와 말레이시아 동부 해안 열차 개발 중지와 재개
- 말레이시아 경전철 사고 최종 보고서, 말레이시아 교통부 장관의 발표
- 말레이시아 공항 철도의 서비스 중단과 푸드 코트 풍경
- 경전철 사고 중환자, 4억 8천 만원의 손해 배상 청구
- 2021년 5월 2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지하철 5호선 충돌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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