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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와 말레이시아 MM2H 은퇴 이민 비자, 임시 중지의 배경

bevinda_ 2021. 6. 26.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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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말레이시아의 관광 문화부(MOTAC, Ministry of Tourism and Culture)는 2020년에 말레이시아의 MM2H 은퇴 이민 프로그램을 잠정 중지했습니다. 그렇지만, 관광 문화부의 MM2H  은퇴 이민 프로그램 중지의 이유는 코로나 19 판데믹 상황 때문이라고 합니다. 말레이시아 은퇴 이민 프로그램은 유럽의 노인을 대상으로 구상되었지만, 은퇴 이민 비자를 많이 획득한 나라는 중국과 방글라데시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게 되었을까요?

 

목차

1. 말레이시아 관광 문화부의 2020년, 은퇴 이민 프로그램 임시 중지 발표

2. 관광 문화부(MOTAC, Ministry of Tourism and Culture)의 속내

3. MM2H 비자와 방글라데시 사람

4. MM2H 비자와 중국 사람

5. 관광 문화부의 결말은 아직 미정

 


말레이시아 관광 문화부의 2020년, 은퇴 이민 프로그램 임시 중지 발표

 

말레이시아의 MM2H(Malaysia My 2nd Home) 프로그램을 통해 2002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복수 비자를 승인받은 사람은 48,471명입니다.

 

2020년 8월 4일, 말레이시아 관광 문화부(MOTAC, Ministry of Tourism and Culture)는 MM2H 은퇴 이민 프로그램을 임시 중지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중지된 상태입니다.

관광 문화부는 미디어 성명서를 통해 중지 이유에 대해서 코로나19 판데믹 상황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프로그램의 중지 기간 동안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연구는 투자 이민(Citizenship by Investment(CBI), Residence by Investment(RBI))과 은퇴 이민 프로그램의 기준, 인센티브 등을 비교하는 연구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관광 문화부는 이미 비자 프로그램을 신청했거나, 신규로 신청에 대해서 처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이유로 MM2H 처리에 많은 정부 부서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심지어 MM2H 비자를 갱신하는 사람들에게는 현재 요구 조건을 준수하라고 하고, 신규로 신청할 사람에게는 말레이시아 이민국이 제공하는 적절한 (다른) 비자를 찾아보라고 합니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관광 문화부(MOTAC, Ministry of Tourism and Culture)가 은퇴 이민 프로그램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느껴집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관광 문화부(MOTAC, Ministry of Tourism and Culture)의 속내

 

관광 문화부는 MM2H 프로그램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프로그램의 대상자가 외국인이고 프로그램의 목표가 외국인에게 비자를 발급하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레이시아의 내무부(the Ministry of Home Affairs) 산하의 이민국이 비자 신청에 대한 최종 승인을 합니다. 참고로 한국의 이민국은 법무부 산하에 있습니다.

 

하나의 프로그램에 대한 두 개 부서가 관할하고 있는 형태입니다. 게다가 관광 문화부의 결정과 관계없이, 이민국이 최종 승인 권한을 가지고 있으므로, 힘의 무게가 내무부에 쏠려 있는 모양새입니다.

 

관광 문화부 입장에서는 달가울 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MM2H 비자 승인이 된 외국인을 살펴보면 의외의 데이터를 보게 됩니다.

 

2002 - 2019 국가별 MM2H 비자 승인

 

가장 눈에 띄는 국가는 중국입니다.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 그리고 의외의 국가가 하나 있습니다. 회색 선의 방글라데시입니다. 비자 승인자의 출신 국가로 보면 중국, 일본에 이어서 3위입니다. 

 

그리고 한국이 방글라데시 다음으로 4위입니다.

 

방글라데시가 가난한 나라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얼마나 가난한 나라인지는 모릅니다. 그래서 한국의 통계청의 국가 통계 포털 사이트에서 2019년 한국,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중국, 일본의 1인당 국민총소득(US 달러)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 한국: USD 32,115 (약 3,620만 원) 
  • 일본: USD 41,491 (약 4,678만 원)
  • 말레이시아: USD 11,086 (약 1,250만 원)
  • 중국: USD 9,979 (약 1,125만 원)
  • 방글라데시: USD 1,944 (약 219만 원)

 

2019년 한 해, 방글라데시 사람 한 명이 번 돈은 219만 원입니다.

 

50세 이상의 MM2H의 지원 조건입니다.

 

  • 50세 이상 유동자산: RM 350,000(약 9,500만 원)
  • 50세 이상 월 소득: RM 10,000(약 271만 원)
  • 50세 이상 말레이시아 은행 계좌 개설 시: RM 150,000(약 4,070만 원)

 

50세 이상이 MM2H를 신청할 때, 월 소득이 약 271만 원이 있어야 합니다. 방글라데시 사람의 일 년 연봉이 말레이시아의 MM2H의 한 달 기준에도 못 미칩니다.

 

유동자산을 기준으로 하면 방글라데시 사람이 번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43년을 모아야 합니다. 저축을 월급의 50%로 돈을 모은다고 하면 86년이 걸립니다. 

 

방글라데시 남자, 여자의 평균 수명60세, 57세 정도입니다. 말레이시아 땅을 밟아보기 전에 사망할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2005년에 방글라데시 사람 852명MM2H 비자를 부여받았습니다. 게다가 MM2H 프로그램의 초창기에는 말레이시아 주민등록증인 IC(Identity Card)까지 발급해주었다고 합니다. 지금의 MM2H 비자는 말레이시아 IC를 주지 않습니다.

 

웃기게도 말레이시아는 이중 국적을 허락하지 않는 나라입니다. 말레이시아 국적을 원하면 자국의 국적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은퇴 이민자에게 왜 주민등록증을 주었을까요?

 


MM2H 비자와 방글라데시 사람

 

말레이시아에서 MM2H를 은퇴 이민 프로그램으로 만들었을 때, 영국과 서유럽, 일본의 노인을 대상으로 설계를 했습니다. 특히 영국이죠. 물가가 싸고 공기가 맑고, 따뜻한 나라에서 은퇴를 하라는 프로그램으로 계획되었습니다. 

 

게다가 아직까지 말레이시아는 영국과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공식적으로는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입니다.

 

그렇지만 은퇴 이민 프로그램의 결과는 중국 사람방글라데시 사람입니다.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10년 후에 비자를 갱신할 수 있을까요?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가난하다는 것 외에 제가 아는 다른 한 가지는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무슬림이라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동파키스탄이었죠. 방글라데시 인구의 86.6%가 무슬림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전 총리인 나집 라작이 선거를 위해서 일부로 방글라데시 사람들에게 IC를 부여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2008년 선거까지 1,646명의 방글라데시인이 MM2H 비자를 부여받았습니다. 그중 상당수가 IC를 받았겠지만, 선거로 보면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수자입니다.

 

어쨌든 2008년 말레이시아 선거는 최초로 야당이 정권을 창출한다는 수문과 함께 말레이시아에서 보기 드물게 데모가 있었습니다. 결과는 여당이 정권을 잡습니다. 

 

2008년 선거 이후 방글라데시인의 비자 부여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2018년 선거까지 증가하다가 2017년 이후 다시 감소합니다. 

 

왜 방글라데시 사람들의 MM2H 비자 승인은 말레이시아 총선과 연관해서 증가와 감소를 계속하는 걸까요? 그리고 이제 야당이 정권을 잡았으니 그들의 비자 승인 건수는 어떻게 될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MM2H 비자와 중국 본토 사람

 

중국인의 1인당 국민소득은 말레이시아 사람에게 약간 못 미치지만, 중국에는 엄청난 수의 부자들이 있습니다. 중국은 땅을 소유할 수 없습니다. 중국에서 집을 사도 땅을 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중국인은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집 사기에 열중합니다. 

 

중국 사람들이 MM2H 비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부동산 구매에 있습니다. 데이터만 놓고 보면, 중국 사람의 MM2H 승인 건수와 말레이시아 집값의 그래프가 비슷한 유형을 보입니다.

 

중국인의 MM2H 승인과 말레이시아 부동산 지표

 

사실 MM2H 비자가 없어도 외국인이 부동산을 살 수 있습니다. 단지 거주를 할 수 없습니다.

 

MM2H 비자가 없어도 외국인이 부동산을 살 수 있지만, 부동산을 산다고 해서 거주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을 MM2H 비자가 해결해 줍니다.  

 

그런데 말레이시아는 중국어(북경어, 광동어, 기타 방언 등등)를 하는 사람의 인구의 23.2%입니다. 말이 통한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입니다. 

 

게다가 말레이시아에는 중국 본토의 건설사가 들어와서 말레이시아에서 콘도, 아파트를 짓습니다. 이들 중국 건설사는 말레이시아 현지 회사와 이름이 다릅니다. 화교식 이름이 아닌, 중국식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지 회사와는 다르게 이름이 특이하거나, 중국의 느낌이 나면 중국 건설사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회사 프로파일을 뒤지면 바로 알 수 있겠죠.

 

조호, 말라카 해협과 해협 너머의 싱가포르

 

그리고 다른 점은 콘도, 아파트의 디자인입니다. 말레이시아의 건설 회사는 콘도를 주로 2동으로 짓습니다. 그렇지만 중국 회사가 짓는 콘도, 아파트는 한국의 아파트 단지와 비슷합니다.

 

말레이시아에도 이제 한국식 아파트 단지를 볼 수 있습니다. Made in China인 아파트 단지입니다. 그리고 구매자도 중국 본토에 온 중국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말레이시아 조호 바루에 있는 한 중국 건설 회사 컨트리 가든(Country Garden)이 건설한 아파트의 70%가 중국 본토 사람이 구매했습니다.    

 

예전에 개구리를 잘 요리하는 레스토랑이 있던 조호 바루의 바닷가 맹그로브 숲은 아파트 숲이 되었습니다.

 


관광 문화부의 결말은 아직 미정

 

관광 문화부가 주관하는 은퇴 이민 프로그램이 만약 선거를 위해서 악용되고, 부동산 거품을 만드는데 일조했다면, 이 플그램을 담당하는 입장에서 어떤 생각이 들까요?

 

대부분의 정책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허점으로 인해 엉뚱한 결과를 불러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MM2H의 의도대로 영국 사람과 일본 사람은 꾸준하게 신청하고 승인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진짜 은퇴 생활을 말레이시아에 즐기고 있을 것입니다.

 

2020년 8월에 중지한 MM2H 프로그램은 2021년 6월 말에도 여전히 중지 상태입니다.

 

 

FIN

말레이시아 이민 이야기를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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