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의 하나는 바투 동굴입니다. 쿠알라룸푸르 차이나타운에서 기차를 타고 도시 북쪽으로 45분 정도 가면 바투 동굴에 갈 수 있습니다. 바투 동굴은 표지판이 없어도 누구나 바로 이곳이 바투 동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바투 동굴 앞에는 멀리서도 볼 수 있는 거대한 황금빛 힌두 신(무루간, 힌두 전쟁의 신)의 동상이 서 있습니다. 그리고 바투 동굴의 속에는 힌두 사원인 무루간 사원이 숨어 있습니다.
목차
1. 바투 동굴의 기원
2. 바투 동굴의 사원
3. 다크 케이브
바투 동굴의 기원
동굴의 이름인 바투(Batu)는 말레이어로 '돌'이라는 동굴입니다. 우리말로 돌 동굴입니다. 바투 동굴을 이루고 있는 돌은 석회암입니다. 이 석회암의 형성 시기는 4억 년 전이라고 합니다.
이 동굴 안에 힌두 사원이 지어진 것은 타밀계 말레이시아인인 K. 탐부사미 필레이(K. Thamboosamy Pillay)에 의해서입니다. K. 탐부사미 필레이는 1850년에 싱가포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이후 사업자, 주석 광산업자, 대부업자, 정부 사업 계약자로서 일하면서 부를 축척했습니다.
바투 동굴을 올라가기 위한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는 거대한 황금빛 동상이 서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방문한 2005년에는 이 동상의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이 동상은 '무루간(Murugan)'으로 인도의 신입니다. 특히 인도 남부 타밀계 사람들의 신으로 유명합니다. 말레이시아에 사는 현지 인도인도 타밀 사람들입니다.
바투 동굴 앞에 서있는 무루간 상은은 42.7m의 높이의 황금상입니다. 무루간은 승리와 전쟁의 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투 동굴의 무루간 상은 2006년 1월에 완공되었습니다. 이 동상을 건설하는데 250만 링깃(약 7.8억 원)을 지출하고, 300 리터의 금 페인트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바투 동굴의 사원
무루간 상을 지나서 바투 동굴로 이어지는 272 개의 계단을 올라가면 무루간 신전으로 가는 벨 모양의 동굴 입구에 다다릅니다.
계단을 올라가는 것도 힘들지만, 계단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말레이시아 원숭이의 소매치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 작은 악당들은 인도네시아 발리섬의 원숭이에 비하면 순진하고 착한 편입니다.
바투 동굴 밖에 기거하고 있는 원숭이는 게잡이원숭이(Crab-eating Macaque)) 혹은 긴 꼬리 원숭이라고 불리는 종입니다. 이들 원숭이는 인간과 서식지가 겹치기 때문에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지의 사원에 주로 산다고 합니다.
계단에 몰려있는 원숭이를 지나 동굴 입구를 들어가면 다시 약 20 계단을 내려가야 합니다. 그리고 나면 무루간 사원으로 이어지는 넓고 평평한 바닥이 펼쳐집니다.
멀리 보이는 무루간 사원은 동굴 천장에 뚫려 있는 커다란 원형 구멍으로부터 내려오는 빛으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주변 관광객이 많지 않다면 더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무루간을 모시는 사원은 이곳 바투 동굴 외에도 말레이시아의 페낭, 말라카, 이포(Ipho)에 각각 있습니다.
페낭의 경우 페낭 섬의 북쪽 해변 길인 거니 드라이브(Gurney Drive)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힌두 사원인
발라단다유타파니(Balathandayuthapani) 사원입니다. 페낭에 가면 거니 드라이브의 거니 플라자와 야시장에 자주 갔었지만, 애석하게도 이 사원에 가 본 적은 없습니다.
말라카의 무루간 신전인 산나시말라이(Sannasimalai) 사원은 말라카 시내와 동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무루간 신전이 있는 다른 장소는 이포입니다. 이포는 쿠알라룸푸르와 페낭 사이에 위치한 내륙 도시입니다. 이 이포는 이포 화이트 커피, 이포 치킨라이스 등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포 도심을 지나가게 되면 바투 동굴의 석회암 언덕 같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말 그 둘은 비슷하게 닮았습니다. 이포의 석회암 언덕에도 동굴 사원이 있습니다.
이포는 화교가 많이 사는 도시이기 때문에 이 석회암 동굴은 주로 화교 사원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그중에서 무루간 신을 모시는 힌두 사원이 칼룰말라이(Kallumalai) 사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말레이시아에는 4개의 무루간 사원이 있고, 인도에 무루간 사원이 6개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바투 동굴의 무루간 사원을 10번째 동굴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다크 케이브
동굴 사원으로 가는 기나긴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중간 정도에 다크 케이브로 가는 작은 출입문이 있습니다. 바투 동굴에 갈 때마다 다크 케이브는 문이 닫혀 있었는데, 세 번째 방문 때 다크 케이브의 출입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다크 케이브는 2019년 1월에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다크 케이브는 바투 동굴과 다르게 혼자서 들어갈 수 없으며 투어로만 갈 수 있습니다. 다크 케이브에 첫 발을 내디딜 때부터 이 동굴은 혼자서 절대 들어가고 싶지 않은 곳입니다. 왜냐하면 말 그대로 동구 안이 아주 어둡기 때문입니다.
동굴에 인공조명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이곳이 보호 구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굴 투어 전에 헬멧과 헤드램프가 여행자에게 주어집니다.
다크 케이브는 희귀한 거미가 산다고 들었는데, 제가 본 것은 천장의 수많은 박쥐와 그보다 더 많은 수의 바퀴벌레입니다. 투어의 가이드는 바퀴벌레가 이곳에 들어와서 퇴치에 곤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가이드는 헤드램프로 천장을 비추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습니다. 그래서 투어의 사람들은 헤드램프로 바닥을 조심해서 비추면서 천천히 한 발씩 걸어갔습니다.
가이드는 여러 가지 종유석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동굴에 대한 기억은 가봤던 동굴 중에서 가장 어둡다는 점과 투어를 마치고 보니 동행인은 종아리에 벌레에 물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단언컨대, 가족과 같이 간다면 이곳을 굳이 갈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이제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습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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