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말레이시아 음식

말레이시아 치킨, 닭 요리

bevinda_ 2021. 12. 6.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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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닭고기. 말레이시아 사람이 아무런 문제 없이 가장 흔하게 먹을 수 있는 고기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돼지고기와 소고기가 말레이시아에서 사람들에게 미묘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에서는 닭 요리는 흔한 반면, 돼지고기와 소고기 요리는 닭고기 요리만큼 흔하지 않습니다. 

 

목차

1. 말레이시아에서 닭고기

2. 페낭에서 살아있는 말레이시아 토종닭을 잡은 이야기

 


말레이시아에서 닭고기


말레이시아 인구의 과반이 훨씬 넘는 말레이 사람들은 대부분 무슬림입니다.  무슬림 사람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돼지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그리고 말레이 인종 다음으로 큰 그룹인 중 중국에서 넘어온 화교(화인)는 불교를 믿습니다. 불교를 믿는 화교는 소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국가적으로 불교를 믿는 태국 사람들도 소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종교와 특정 고기와의 금기 사항이 없습니다.

그리고 말레이 인종, 화교 다음으로 많은 사람들은 인도 남부에서 온 타밀 사람들입니다. 타밀 사람들도 종교적인 이유로 소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에서 소고기, 돼지고기가 종교적인 이유로 금하고 있기 때문에 종교에서 자유로운 고기는 닭고기입니다.

그런 이유로 말레이시아에서 닭고기가 들어간 요리를 찾기가 정말 쉽습니다. 닭은 말레이어로 '아얌(Ayam)'이라고 합니다.

말레이시아 요리에 아얌이 들어가면 닭이 들어갔가는 의미입니다. 말레이시아의 볶음밥은 나시 고랭이라고 합니다. 밥은 나시, 고랭은 튀기거나 볶는다는 의미입니다. 

닭고기를 넣은 볶음밥은 나시 고생 아얌입니다. 한구말로는 닭고기 볶음밥이지만, 말레이어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부터 앞에 배치합니다. 그래서 밥, 볶다, 닭의 순서로 단어가 만들어집니다. 

참고로 중국식 볶음밥은 나시 고랭 치나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중국을 치나(Cina)로 발음합니다.

웃기게도 한국에 싱가포르 음식으로 잘 알려진 치킨라이스는 말레이시아에서도 치킨라이스로 불려집니다. 나시 아얌일 것 같지만 그런 말을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나시 러막 아얌


말레이시아의 대표 아침 식사는 나시 러막입니다. 나시가 들어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쌀을 베이스로 한 요리입니다. 

그리고 나시 러막에 큼지막한 닭다리를 올리면 나시 러막 아얌이 됩니다. 

 


페낭에서 살아있는 말레이시아 토종닭을 잡은 이야기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쯤 2010년대 초에 페낭 조지타운의 시장에 닭을 사러 간 적이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토종닭을 사서 요리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조지타운은 말레이시아에서 인구 순으로 세 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조지타운의 아침 시장에서 페낭 카레 누들을 사먹는 것은 페낭에 가면 늘상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페낭 카레 누들을 먹으러 가는 길에 시장에서 파는 닭을 사러갔습니다. 시장에 들어서자 시장 입구 근처의 닭장수는 닭장에 갇혀있는 살아있는 말레이시아 토종닭을 보여주었습니다. 말레이시아 토종닭은 다가올 가혹한 운명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그저 아름다운 깃털을 자랑하며 꼿꼿하게 서있었습니다.

 

닭장 속의 말레이시아 토종닭


도시에서 나고 자란 저로서는 손질된 닭만 봤지, 살아있는 닭을 바로 사본 적이 없었습니다. 말레이시아 이모님은 익숙하게 바로 닭을 선택하고 닭장수에게 닭 손질을 부탁했습니다.

우리가 페낭 커리 누들을 먹고 나서 시장에 돌아가니, 닭장수는 손질된 닭을 건네주었습니다. 

말레이시아 토종닭은 말레이시아 이모님에 의하면 날아다닌다고 합니다. 어쨌든 아까 잡은 닭을 집으로 가져가서 푹 꼬아서 저녁으로 말레이시아식 치킨 수프를 해 먹었습니다.

살아있는 토종닭을 바로 잡아서 먹는 것은 생전 처음이기 때문에 엄청난 기대를 했습니다.

게다가 말레이시아 친지들이 치킨 수프를 맛있게 먹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국물을 맛을 보고 닭고기를 먹는 순간 깜짝 올랐습니다.

 

부드러운 닭고기의 말레이시아 치킨 수프

 

닭고기가 너무 딱딱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먹었던 부드러운 닭고기를 예상했지만 말레이시아 토종닭은 엄청 딱딱했습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 친지들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습니다. 닭고기가 원래 이렇게 딱딱하냐고 했더니, 다들 그래서 토종닭이라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물론 저도 치킨 수프를 다 먹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딱딱한 토종닭 치킨 수프를 다시 맛볼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면 페낭에 사시던 친지분이 쿠알라룸푸르로 이사를 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가는 쿠알라룸푸르의 시장에서는 살아있는 닭을 팔지 않습니다.

 

쿠알라룸푸르 시장에서 파는 닭


그래서인지 쿠알라룸푸르의 시장에서 산 손질된 토종닭은 페낭의 토종닭과 비교하면 훨씬 부드럽습니다. 예상한 닭고기 맛이 난다고 할까요.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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