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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영어 배우기, 말레이시아 영어의 유래

bevinda_ 2023. 8. 17.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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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영어는 두 번째 공식 언어입니다. 말레이시아 영어는 130년의 영국 식민 지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비록 말레이시아 영어 구어체를 맹글리시(Manglish)라고 부르지만, 현대 말레이시아 영어는 비즈니스 용도로 사용됩니다.

 

목차

1. 말레이시아에서 영어의 위상

2. 과학 및 수학을 위한 말레이어와 영어의 경쟁

3. 엉터리 영어(Bronken English)와 맹글리시(Manglish)

4. 말레이시아 영어의 유래

 


말레이시아에서 영어의 위상

 

영어는 말레이시아의 공식 언어가 아닙니다. 말레이시아의 공식 언어는 말레이어입니다. 말레이어의 정식 이름은 바하사 멜라유(Bahasa Melayu)입니다. 바하사는 '국어'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의 관공서를 가보면 대부분의 서식이 말레이어로 되어 있습니다. 서식 중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양식은 말레이어와 영어의 혼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를테면, 질문이 말레이어와 영어, 두 가지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말레이시아 관공서에 보면, 나이 든 화교 아저씨, 아주머니가 문서를 작성하지 못하면, 돈을 받고 대신 문서를 작성해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이 든 화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화교의 말레이어 실력은 단순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보통 때 말레이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말레이시아에 사는 민족은 말레이가 68.8%로 가장 많으며, 중국에서 건너온 화교가 23.2%이며, 인도 남부에서 건너온 타밀이 7%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영어의 위상은 두 번째 공식 언어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영어는 두 가지 용도로 사용합니다. 하나는 다른 민족 간의 의사소통입니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화교와 타밀이 의사소통할 때 말레이어보다 영어를 사용합니다. 물론 말레이와 화교, 말레이와 타밀은 말레이어로 의사소통합니다.

 

그렇지만 말레이시아의 영어의 위상은 비즈니스에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대도시에 있는 기업의 80%가 영어로 거래합니다. 게다가 말레이시아에 있는 회사는 미국을 포함한 영어권 회사의 콜센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영어가 비즈니스에서는 일상적으로 사용됩니다.

 

그리고 말레이시아의 미디어 회사인 미디어 프리마(Media Prima) 소유의 TV 방송국에도 영어를 사용하지만, 영어를 100%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TV 채널에 말레이어로 된 방송이 많이 나옵니다. 그게 제가 말레이시아에서 TV를 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수학과 과학을 위한 말레이어와 영어의 경쟁

 

2006년도에 말레이시아에서 우연히 어떤 말레이시아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수학 공부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수학 교과서가 영어로 되어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과학 교과서도 영어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학과 과학을 제외한 다른 과목은 말레이어로 되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학생이 두 가지 언어로 된 교과서로 공부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조사를 해보니 말레이시아 정부에서 2003년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 전 총리가 학생들의 영어와 취업 가능성을 향상하기 위해 영어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과학과 수학을 영어로 가르치려는 정책이었습니다. 이 정책은 말레이시아가 세계화 속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초등학교에서부터 수학, 과학 분야를 영어로 가르친다는 발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정책은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특히 말레이 민족주의자들이 수개월 동안 로비를 한 끝에 6년 만에 이 정책을 영어에서 말레이어로 되돌리기로 결정합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2009년, 수학과 과학을 다시 말레이어로 2012년부터 가르친다는 정책으로 돌아간다는 발표 합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영어가 도입된 이후 과학과 수학의 학업 성적이 하락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지금 현 총리인 무히딘 야신은 당시 교육부 장관이었습니다. 그는 농촌 지역의 말레이 학생들이 영어 능력이 낮아, 영어로 된 수학, 과학 공부에 큰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리서치 기관인 메르데카 센터(Merdeka Center)는 설문 조사를 수행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정책이 취소된 2009년에 메르데카 센터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사람의 58%가 영어가 과학과 수학 교육의 언어로 남아 있기를 원한다고 답했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말레이시아의 수학, 과학을 말레이어로 가르칩니다. 

 

이제 말레이시아 정부는 학생들의 영어 능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부모들도 영어가 말레이시아의 비즈니스에서 중요하기 때문에 말레이시아 교육에서 영어의 지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교과 과정에서의 영어는 유치원에서부터 시작합니다.  

 

10년 전쯤에 만난 중학생이 있었는데, 그때는 영어를 전혀 못했습니다. 최근에 대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그 친구가 이번에는 영어를 유창하게 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물어보니, 부모님이 그 친구를 중학교 때부터 영어 학원도 보내고, 과외를 따로 받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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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영어의 위상은 약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문제는 말레이시아가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1957년 이후 말레이가 공식 언어로 바하사 말레이로 영어를 교체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표준 말레이시아 영어를 위한 말레이시아 영어 공식 위원회나 조직이 전혀 없습니다. 이것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가 영어에 대해 가지는 전혀 상반된 입장을 보여줍니다.  

 

2020년의 수학, 과학 성취도 추이 변화 국제 비교 연구(TIMSS, Trends in International Mathematics and Science Study)에서 말레이시아는 39개국 중에서 18위를 차지했으며 반면 싱가포르는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런 결과는 비록 말레이어로 수학, 과학을 배워도 성취도가 낮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싱가포르의 1등은 어떻게 설명이 가능할까요?

 


엉터리 영어(Bronken English)와 맹글리시(Manglish)

 

길에서 만나는 말레이시아 사람들과 영어로 얘기하면 주로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자신의 영어가 엉터리(Broken English)라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저의 말레이시아 지인 중에서는 싱가포르, 호주, 영국, 미국 등지로 유학 가서 거기서 대학교를 졸업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친구들의 영어는 아주 유창하고 거의 원어민에 가깝습니다. 어떤 친구는 미국 뉴욕에서 몇 년 일하고 오기도 했습니다.

 

말레이시아에는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영국, 미국 원어민에 가깝게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들과 일상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는데 불편이 없는 사람, 그리고 엉터리 영어를 쓰는 사람입니다.

 

말레이시아 구어체를 의미하는 맹글리시는 말레이시아의 어디에서도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특히 문장의 끝에 습관적으로 '라(-lah)'를 붙이는 것이 있습니다. 몇 번 듣다 보면 완전 입에 붙어서 말을 할 때 문장 끝에 자동으로 '라(-lah)'를 붙이게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오케이(Okay) 대신에 오케이라(Okaylah)가 있습니다. 그리고 쏘리(Sorry)도 쏘리라(Sorrylah)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라(-lah)와 함께 대표적인 맹글리시 표현은 간접 의문문인 'is it?'과 'or not'입니다. 두 표현 모두 시도 때도 없이 많이 사용합니다. 이를테면 'Do you want to buy apple, or not?' 이런 식입니다.

 

Can과 Cannot 도 많이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Yes와 No 대신 Can과 Cannot으로 답하기도 합니다. 또 많이 사용하는 표현은 outstation입니다. 영어로는 지사나 파견소 같은 의미인데, 말레이시아에서는 출장을 간다는 의미로 사용합니다. 

 

전에 두리안에 대한 포스트에서 언급한 히티(Heaty)처럼 아예 영어 단어처럼 보이지만, 영어 단어가 아닌 단어도 있습니다. 맹글리시는 영어보다 문법이 간단합니다. 특히 중국어와 말레이어의 영향을 받아서 시제 등이 간단해졌습니다. 

 


말레이시아 영어의 유래

 

말레이시아 영어의 시작은 영국이 대영제국 시절에 페낭에 교역소를 설치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영국은 1819년에 싱가포르를 식민지로 만들었으며, 이후 1824년 영국-네덜란드 조약(Anglo-Dutch Treaty)을 통해 네덜란드로부터 말라카를 확보하게 됩니다. 

 

그리고 영국은 말레이시아의 4개 주인 셀랑고 주(Selangor), 페락 주(Perak), 셈빌란(Negeri Sembilan), 파항(Pahang)을 연합 쿠알라룸푸르를 수도로 하는 말레이 연방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영국의 총독이  말레이 연방을 관리하게 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문화, 경제의 중심, 쿠알라룸푸르

 

말레이시아의 1941년부터 1945년까지의 일제 강점기를 지나 1957년 8월 31일, 말레이시아는 독립하게 됩니다. 

 

비록 말레이시아 영어는 130년의 영국 식민 지배를 통한 영국 영어에서 출발했지만, 대중 매체를 기반으로 미국 영어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주로 영화나 TV 방송을 통해 미국식 영어를 접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아직까지 미국 영어보다는 영국 영어의 표현을 사용합니다. Center대신 Centre를 쓴다든가, 엘리베이터 대신에 리프트(Lift)를 사용하고, 트럭(Truck) 대신 로리(Lorry)를 사용합니다. 

 

전에 캐나다를 여행할 때 건축가 아저씨와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제가 사용한 단어에 대해 무슨 뜻이냐고 물어봅니다. 그래서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에서 사용하는 이런저런 의미의 단어라고 하면, 그는 캐나다에서는 그런 단어를 쓰지 않는다면서 언어에 대한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싱가포르에서 싱가포르에 여행 중인 미국인한테 싱가포르 영어가 어떠냐고 물어보니, 그는 처음 싱가포르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 말이 영어처럼 들리는데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며칠이 지나니 지금은 싱가포르 영어에 익숙해졌다고 했습니다.

 

이런 현지화된 발음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보다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훨씬 없고, 영어가 생활 전반에서 사용됩니다. 

 

 

FIN

 

말레이시아 영어 이야기도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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